FHQ / 전생 파트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딘가 비틀어진 존재라는 것은 생각보다 꽤 거슬리는 일이다. 눈을 뜨는 찰나에 순탄하지 못한 삶을 살 것이라며 재판 당하는 기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공기라는 성분을 들이마시며 오이카와가 그랬다. 그는 균열에서 어그러진 존재임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처럼 갖춰서는 안 되는 구색이란 구색을 전부 갖추고 있는 돌연변이가 꼭 오이카와 홀로인 것은 아니었다.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그와 비슷한 힘을 가진 무리들은 널따란 세계의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선대(先代)는 이미 실존했다. 덕분에 오이카와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미 그가 태어났을 땐 그들의 번식과 규율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 오늘도 마을에 위급한 환자가.”


이미 생성된 정보만을 나열해보자면 끝이 없었다. 우선 그들은 보통 사람과 매우 흡사한 외모를 가지고 있으나 결코 완벽한 사람의 형태는 아니었다. 각자 크기에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두피 위에 솟아있는 뿔, 들쥐처럼 새빨간 눈동자, 이유도 모른 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어떠한 힘까지. 그래. 그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작게는 당장 바닥에 있는 가벼운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힘부터 커다란 숲 하나를 통째로 불태울 수 있는 힘을 소유하고 있었다. 능력의 종류와 범위는 개개인마다 전부 달랐다. 그러나 어떠한 능력이든 분명 인간이 가능한 범위는 아니었다. 세간에 떠도는 소문이 말하기를 그들은 죽음조차 서로만이 가능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평범한 이들은 그들에게 상처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현재로 와 그들은 대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힘들을 이용해 우위의 삶을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돌연변이 통치자들을 적()이라고 명명했다. 꼭 태양의 꼬리 끄트머리를 삼킨 것 같은 적()색의 눈동자를 처음 똑똑히 마주한 이가 붙인 데에서 널리 퍼져 굳어진 호칭이다. 적어도 동쪽에서는 그 호칭을 공통적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들이 부르는 적()이라는 이름의 뜻이 그 이유만일 터는 아니었다. 왕보다 높은 고귀한 존재. 대부분 모든 나라의 왕 위에 적()이 있으며 전쟁은 그들의 시작 아래에 이루어진다. 이들은 평화를 강요한 폭력을 휘두른다. 그들은 결단코 평범한 이들과 뒤섞일 수 없다. 왕의 위에 앉은 것도 마찬가지였다.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도 사람으로 취급받지 아니하여 그 자리에 있다. 그것은 서로를 향한 차별이었다. 그러니 적()이라는 그들의 이름이 반드시 눈동자 색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오랜 기간 평범한 이들의 위에 군림했으나 그랬기에 가장 확실하고 거대한 적()이었다.


오이카와 역시 다를 것은 없었다. 그나마 오이카와가 다른 이들과 조금 차이점이 있다면 그가 비교적 평화적인 힘을 가지고 있으며 평화적인 힘을 평화적인 부분에 알맞게 사용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어느 시점에서부터 자기들만의 타협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드는 것을 선택했지만 그것이 꼭 아름다울 수만은 없었다. 안타깝지만 이미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는 사회 속으로 갑작스럽게 돌연변이가 끼어들 때 마냥 아름다운 섞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 중 누군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힘을 이용해 폭군처럼 나라를 지배했으며 누군가는 자신의 보잘 것 없는 능력을 들킬까봐 전전긍긍을 하며 부러 겉을 화려하게 꾸미기도 했다. 물론 정말 간혹 외딴 곳에서 홀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수로 따져보자면 전자가 압도적이었다. 굳이 자기들끼리의 신경을 건드릴 만큼 거슬리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면 평범한 이들을 상대로 얌전한 생활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그들이 내세운 의견이었다. 그들은 부정할 수 없는 그 시대의 괴물들이었다. 다른 생물체들이 전부 그들을 무서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따지고 보면 오이카와는 그 돌연변이 사이에서도 또 돌연변이였던 것이다. 무력으로 모든 것을 제압하려는 그들 사이에서 오이카와는 홀로 동조하지 못했다. 오이카와는 그 돌연변이들 중 능력의 크기와 범위 또는 신체적 능력 따위가 누군가에게 뒤지는 편이 절대 아니었으니 함께 균열에서 어긋난 이들 사이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을 받는 건 당연했다. 오이카와에게 힘을 합치자 손을 내밀었다가 거절당한 이들은 외려 오이카와에게 이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힘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는 애초에 싸움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자신의 밑에서 엎드려 울며 이유 없는 사과를 던지는 이들을 보는 것이 뭐가 즐거운 건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그는 자신이 제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관할 구역에서 최대한 얌전히 삶을 살고 있었다. 그의 부모는 떠나는 순간까지 제 아들의 관대함을 걱정했다. 기실 그 관대하다는 단어조차 오이카와에겐 오만의 극치로 들려왔으나 굳이 그것을 알리진 않았다. 피곤한 일과 잔소리가 느는 것은 사양이었다. 저를 귀찮게 구는 존재는 적()도 인간도 싫었다.


오이카와는 제 앞에서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사람의 허벅지를 매만졌다. 손길이 닿기 무섭게 안을 내비치며 벌려져 있던 살결이 입을 다물었다. 따뜻한 힘은 바늘이 되어 살갗을 다시 꿰매어 주는 듯 해보였다. 동시에 오이카와의 입술이 열리고 그 틈 사이로 한숨이 비집고 흘렀다. 만약 자신이 없었다면 저 남자는 저렇게 허벅지가 갈린 채 죽음을 맞이했을지 모를 일이다. 오이카와는 바닥에 떨어진 남자의 핏방울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마주하면 할수록 유독 크게 다가오는 그들의 나약함에 이상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생긴 것도 똑같으니 더더욱 그랬다. 이들은 너무 약했다. 고작 뿔의 유무와 눈동자 색만으로 이토록 생존력의 차이가 두드러진다니 믿기 힘든 수준이었다. 그들은 많은 피를 흘려도 죽고 병을 깊이 앓아도 죽음을 면치 못하며 끽해봐야 80년도 안 되는 삶을 살고 눈을 감는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과 비슷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80년이라. 오이카와에게 80년은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숫자였다.


오이카와가 태어났을 때 그가 균열에서 벗어난 존재라고 칭한 것은 비단 남들은 할 수 없는 능력이 있어서 혹은 외관에 특이점이 있어서만이 아니다. 자신들 외의 존재가 알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申申當付) 되어 오던 그들만의 비밀이 두어 개 더 있었다. 하나를 지금 말해보자면 그들이 영원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시선과 다르게 그들끼리의 비밀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략적인 수명의 길이는 공통적으로 1000. 만약 한 번도 죽지 않고 살아간다면 1000년을 제가 가진 능력과 함께 살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이상한 문장이 하나 생긴다. ‘한 번도 죽지 않고 살아갈 경우 능력과 함께 살 수 있다.’ 라니. 말이 되지 않는 문장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들의 가장 비틀어진 권능을 설명하는 말이 되었다. 오이카와의 부모는 2개월 전 능력을 버리고 새 삶을 선택했다. 그랬기에 이 자리를 오이카와에게 넘긴 것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수명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자신이 마음대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의 길이였다. 주어진 1000년의 세월 동안 그들은 몇 번이고 인생을 다시 살아갈 수 있었다. 그들은 이것을 서쪽에선 리프(leap), 동쪽에선 귀()라 칭했다. 리프를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심장이 꿰뚫리면 그대로 리프가 진행되었다. 차이가 있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을 경우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태어날 수 있었고 남에게 죽임을 당하는 경우엔 아니었다. 한 번 리프를 할 때엔 80년의 수명이 소진되며 남은 수명이 80년도 채 되지 않았을 경우 리프를 할 수 없다. 또한 자의든 타의든 리프가 되는 순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능력은 사라지고 외관이 평범한 인간과 같아진다. 수명이 남아있는 한 리프는 몇 번이고 가능하나 그들만의 힘은 없어진다는 소리였다. 해봤자 고작 남들에 비해 감이 좋거나 희박한 확률로 누군가의 꿈속에 들어가는 것이 전부였다.


또한 리프를 했을 땐 전생의 기억도 소멸되었으나 일정한 충격을 받으면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리프를 한 다음 기억이 돌아온 이들은 최대한 옛날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살기 급급했으며 또다시 다음 리프를 준비했다. 오이카와의 부모는 2개월 전 돌연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며 540살에 리프를 선택했다. 그들이 정한 다시 태어날 장소는 오이카와도 알지 못한다. 다만 오이카와는 그들의 선택이 꽤 이기적인 것임을 절감했을 뿐이었다. 그는 리프의 타당성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이카와에게 있어 리프의 순간은 아직도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그는 균열에 어그러진 삶에 눈을 뜬 지 겨우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의 나이 올해로 열여덟이었다. 1000년에 비해 아직 한 줌 같이 느껴지는 길이의 나이였다. 지금 당장 그에게 있어 리프에 대한 고뇌보다는 눈앞에서 피를 토하고 있던 남자를 향해 손길을 뻗어주는 것이 더 자극적인 현실이었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80년을 쉽게 바치는 오이카와의 앞에 끽해봐야 80년을 사는 이들은 너무도 짧았다. 그 사이에 있다 보면 오이카와 본인도 80년 정도만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착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까마득히 역사의 위에 있는 선대들은 힘과 욕심에 알맞게 나라를 나누었다. 오이카와의 부모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은 자신들끼리 나눠가진 관할 구역이 있다. 전쟁이 일어나 그것을 흡수하지 않는다면 비교적 평화롭게 계승이 되는 그들만의 가문 고유의 땅이었다. 그리곤 대대손손(代代孫孫) 왕보다 높은 적()의 위치에서 권력을 즐긴다. 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정치에 개입하는 인물들도 있으며 그냥 방탕한 삶을 위해 그 자리에서 놀고먹는 인물도 당연히 존재한다. 그의 부모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았고 오이카와는 그 중간이었다. 딱히 제 부모들처럼 정치에 대한 개입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나 매번 놀고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생각 외로 그는 그런 것들에 커다란 관심이 없었다. 단지 제가 가진 능력이 누군가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이다 보니 부탁해오는 이들의 아픔을 없애주는 일을 감흥 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늘 그 이상한 기분을 만끽하며 말이다.


그때 시녀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항상 자신의 방에 올 무렵 발소리를 최대한으로 줄이지만 그래도 끝이 끌리는 소리가 항상 잔여 했다. 아니나 다를까 곧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 곧 전하께서도착하실.”


왔다. 오이카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신이 이곳에 제 부모를 대신하여 지내기를 2개월. 오늘은 그 2개월 전 즉위(卽位)를 한 뒤 외교를 위해 자리를 비웠던 이 나라의 젊은 왕이 돌아오는 날이었다. 덕분에 제대로 얼굴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젊은 왕은 오이카와와 나이가 같았다. 다시 말하지만 그때 그들의 나이가 열여덟이었다.


오이카와는 의복을 갈아입기 위해 몸을 돌렸다. 평소엔 전체적으로 검은색에 군데군데 녹색이 섞인 의복 혹은 진한 적()색이 주를 이루는 의복을 입고 활동을 했지만 공식적으로 왕을 만날 때에는 입어야 하는 의복이 따로 있었다. 오이카와가 이 의복을 입는 것은 당연히 처음이었다. 검은색에 녹색이 섞인 대외적인 의복과 다르게 반대로 녹색에 검은색이 섞인 의복이었다. 오이카와는 소매 끝의 통이 넓은 옷 사이로 제 팔을 집어넣었다. 진한 녹색의 너른 소매 끝은 호박색 자수가 촘촘히 새겨져있었다. 허리 부근은 평소 입고 다니는 검은 의복과 마찬가지로 옆구리에 의복을 여밀 수 있는 긴 끈이 있었고 오이카와는 그것을 번갈아 엮어 제 속살을 가렸다. 제 발목 바로 위까지 내려가는 기다란 의복은 살짝 거추장스러웠으나 가벼웠다. 오이카와가 바로 지난 주 뚫었던 귓불의 구멍 사이로 소매 끝 자수와 꼭 닮은 색의 귀걸이를 끼웠다. 손가락 한 마디만큼 기다란 귀걸이의 끝이 제가 걸을 때마다 함께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녀는 왕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오이카와는 시종일관 자신의 눈치를 보는 시녀를 향해 짧게 안내하라는 말을 던진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딛는 걸음걸이의 보폭이 꽤 넓었으며 망설임이 없었다. 그다지 긴장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솔직한 심정으로 그럴 이유가 없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감정은 약간의 호기심이 전부였다. 앞서 걷고 있는 시녀는 세 발자국을 걸을 때마다 뒤를 돌아서 자신의 눈치를 보기 여념이 없었다. 저를 보필(輔弼)하기 시작한 2개월간 그래도 자신에게 긴장을 많이 풀었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전 들려온 옆 나라 적()의 몰살 소식으로 인해 전부 처음으로 돌아간 모양이었다. 오이카와가 시녀에게 들리지 않게 혀를 찼다. 그녀의 두려움이 서운하지는 않았다.


전하를 뵙습니다.”


마침내 마주한 왕은 오이카와보다 조금 더 작은 키를 가지고 있는 사내였다. 오이카와는 왕을 쳐다보았다. 오이카와와 왕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자신보다 짙은 눈썹, 흑갈색에 가까운 짧은 머리칼, 다부진 풍채, 피곤함이 언뜻 묻어있는 눈동자. 왕은 오이카와와 마찬가지로 짙고 어두운 녹색 의복을 입고 있었으나 배와 등 부근에 호박색 자수가 더욱 크고 화려했다. 제 옷엔 없는 부분 위로 자수가 있었으며 제게 자수가 있는 부분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의복의 길이 역시 오이카와 보다는 조금 더 짧았다. 왕의 귀는 깔끔했다. 아무런 구멍도 장신구도 없었다. 의복부터 시작하여 한 나라의 왕치고는 수수한 차림새였다. 무엇보다 왕이라는 직위(職位)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앳된 얼굴이었다. 그건 오이카와도 마찬가지였지마는.


오이카와가 그의 외관과 의복을 아래에서부터 느긋하게 훑어보았다. 그러다 마지막에 도달한 얼굴에선 눈이 마주쳤다. 두 눈동자가 마주치자 빠른 반사 신경으로 왕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오이카와가 무어라 입을 열려 했으나 왕의 말이 더욱 빨랐다.


그새 바뀐 건가?”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갑작스레 던져진 물음에 이번엔 오이카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순수한 의미를 담고 있는 물음이라기엔 끝이 묘하게 뒤틀려있었다. 왕의 옆에 있던 신하들이 다급히 고개를 들고 그를 저지했으나 크게 개의치 않는 것이 눈에 훤했다.


내가 왕위에 오를 당시에만 해도 참견이 많던 자들인데 2개월 사이 사라지다니. 근성도 없는 놈들이었군.”

전하!”

고개 들라 한 적 없소.”


놀라 벌떡 허리까지 세웠던 신하가 왕의 낮은 목소리에 다시 허리를 숙였다. 오이카와는 시비가 다분한 남자의 말투에 헛웃음을 흘렸다. 제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왕의 눈두덩이 안에 경계가 그득했다. 오이카와는 머리가 땅에 닿을세라 허리를 숙이고 있는 신하들을 바라보았다. 남자를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경계가 아닌 두려움만을 보였다. 뒤통수만 보아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애초에 오이카와는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단순한 경계로 인해 나타난 적대감을 이렇게 대놓고 받아보는 것이 처음이었다. 오이카와가 다시 왕을 쳐다보았다. 오이카와는 처음 맞이하는 상황에 입술을 몇 번 움찔거리다 대꾸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평소보다 한 단계 높은 목소리가 나왔다.


전하께서 잘하신다면야 소인은 나라에 큰 관심이 없는데 말입니다.”


그날이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가 가진 태초의 만남이었다. 그날 서로는 서로의 존재를 완전히 알아버리고 말았다. 그날이 이와이즈미의 생일로부터 정확하게 2개월 하고도 나흘이 지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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